여행통신_180808
여행9일째
호기롭게 걸어서 타이베이까지 간다고 했는데
막상 배낭을 메고 나서니 무서워진다.
몇 달전부터 거의 매일 5km에서 10km 정도를 걸으며 미리 준비를 했었다.
첫날 21km
둘째날 18km
첫날 둘째 날은 좀 힘들기는 했어도 그래도 걸을만은 했다.
셋째날 18km를 걸어야 하는데 오전에는 걷는게 조금씩 익숙해지면서 아주 좋았다.
하지만 오후가 되면서 문제가 생겼다.
평소 오른쪽 무릎이 안좋아 걱정이 돼서 미리 침도 맞고 무릎 컨디션을 회복시켜 왔었는데 터진건 무릎이 아니라 발바닥이었다.
오른쪽에는 2×2cm, 왼쪽은 2×4cm 정도의 물집이 생겼다.
아침부터 발바닥이 좀 아프긴 했지만 이렇게 크게 생길 줄은 생각하지 못했었다.
아...
응급조치를 하긴 했지만 걷는게 너무 힘들어진다.
이틀을 절뚝거리며 걷는다.
물론 버스와 기차의 도움을 받아가며 조금씩 걷는다.
그렇게 타이난까지 와서 이틀을 쉬었다.
이틀을 쉬고 나니 조금 좋아진 것 같아 또 출발한다.
계속 걷는게 힘들거라 10km 기차타고 5km 걷고 이렇게 생각하고 출발한다.
20km 정도 남았는데
스쿠터 한 대가 옆에 선다.
지아이까지 태워주겠단다.
짐이 무거워서 부담이 돼서 망설이다 그래도 힘든거보다 나을 것 같아 일단 탄다.
내 몸무게에 짐무게에 스쿠터가 힘들어한다.
사실 스쿠터 뒤에 타본게 처음이라 심장이 쫄깃쫄깃해진다.
그렇게 20km를 달려 지아이에 무사히 도착했다.
몇 일 전에도 절뚝거리며 걷고 있으니
어떤 아저씨가 타라면서 태워주기도 하고
밥 먹고 가라는 사람도 있고
엄지척을 날려주고 가는 사람들도 있고
짜요를 외쳐주는 사람들도 많고...
자전거 타는 것보다 걷는게 열배는 힘들지만 그래도 재미있다.
오늘따라 자전거 타고 가는 사람들이 너무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