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산 여행/우 리 땅 밟 기

2010_교회...가다...

이땅에 2010. 12. 1. 20:36

 

 

 

 

 

 

 

 

 

 

익산두동교회

전북 익산시 성당면 두동리 385-1
문화재자료 제179호-두동교회구본당(杜洞敎會舊本堂)

 

두동교회는 1923년 해리슨 선교사의 전도로 박재신이 그의 부속사를 빌려주어 처음 설립되었으나

1929년 박재신이 교회에 부정적으로 돌아서게 되자

남은 교인들이 중심이 되어 인근의 땅을 마련하여

지금의 ㄱ자형 교회를 새로 지었다고 전한다.

ㄱ자형 교회는 토착적인 자율성을 강조하는 네비우스 선교정책에 따라

전통과 개신교가 결합되면서 나타났던 한국 교회건축만의 독특한 유형이다.

이러한 형태는 현재 김제 금산교회와 익산 두동교회 두 곳만이 남아 있다.

 

1920년대에는 남녀유별의 유교적 유풍이 약해지면서

내부의 남녀석을 구분하던 기존의 휘장들이 제거되기 시작하였으나

두동교회는 1929년에 ㄱ자형 교회를 건립한 것 또한 특이한 점이라 할 수 있다.

 

 

예전에 어딘가에서 읽은 글이 생각나서

전주 여행길에 이곳을 포함시켰다.

전주시내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인데

네비게이션이 안내를 잘하지 못한 관계로 시간이 좀 더 걸려 두동교회에 도착했다.

 

두동마을 입구에 있는 마을 안내판보다 교회 안내판이 더 눈에 잘 들어온다.

이 시골에 그것도 교회에 사람들이 많이 찾아온다는 얘기다.

 

널찍한 교회 마당에 차를 세우고

무작정 두동교회 구본당 안으로 들어서서 사진을 찍는다.

90년이 다 된 건물이지만 너무나도 잘 보존되어 있다.

 

윤기나는 마루와 기둥, 세월의 흔적이 묻어있는 강대상과 풍금...

강대상 밑에 있는 비밀보관소...

그렇게 난 90년 전에 살다간 사람들의 모습과 숨결을 만난다. 

 

밖으로 나와 사진을 계속 찍는데 아뿔사...

엄청난 먼지가 보인다...

한 두장이라면 지우면 되지만 이건 그게 아니다.

차라리 사진을 다시 찍는게 나을 것 같아

먼지를 털어내고 처음부터 사진을 다시 찍는다...

 

사진을 찍고 있으니 어떤 분이 다가오신다.

인사드리고 사진 찍어도 되냐고 물으니

얼마든지 찍으라고 하신다.

그러고는 가실줄 알았는데

어디서왔냐? 멀리서 왔네...하시면서

옆에 서계신다...부담스럽게...

사진 찍어야 하는데....

그기다 멀리서 왔는데 밥먹으러 가자고 하신다...

결국...

자꾸 밥먹으러 가자고 하셔서... 미안해서... 사진 다 못찍고 나왔다...

 

다음에 다시 가야할 곳이 한 곳이 더 생겼다...

 

 

 

 

강경북옥교회

충남 논산시 강경읍 북옥리 96번지

등록문화재 제42호

 

강경북옥교회 예배당은 1923년 이인법 목사가 설계하여 1924년 완성된 36평 한식 목조양식 건물로

한국 개신교 초기 건물로서 현재 남아 있는 보존이 잘 된 한옥교회이다.  

 

강경북옥교회(현 강경성결교회)는 최초의 신사참배거부운동으로 세인의 주목을 받았다.

이 사건으로 인해 교회를 보는 주민들의 시각이 우호적으로 바뀌고 교인들로 늘어났다고 한다. 

해방 후 300명 수준을 넘어서자 40평 규모의 한옥 예배당으로는 수용할 수 없어

홍교리에 있던 일제시대 은행건물을 사서 교회를 옮기면서 북옥리 예배당은 매물로 나오게 된다.

 

성결교회로부터 북옥리 예배당을 처음 산 사람은 천주교 신자였는데,

그 곳에 공장을 지으려다 하나님의 벌이 내릴까 두려워 공장을 짓지 않고 1년 동안 비워두게 된다.

이 때 감리교의 윤반인 목사, 김현구, 김무궁씨가 힘을 모아 이 건물을 사서 교회를 개척하면서

이 교회 건물은 감리교 강경북옥교회가 된다.

 

당시 남녀유별의 유교적 풍습에 따라

교회 전면에 문을 2개 만들어 남자와 여자의 출입구를 따로 구분하였고

대들보를 좌우로 남녀 신도가 따로 앉았다고 한다.

 

 

두동교회를 나와 강경으로 이동한다.

우선 읍사무소에 들러 지도 한장을 얻고 점심을 먹는다.

그리고 차로 동네를 한바퀴 돌아보고 적당한 곳에 차를 세워 두고 걷는다.

역시나 걷는게 편하다.

 

몇년전에 와본 적이 있는 곳이어서 낯설지가 않다.

 

첫번째로 들린 곳은 북옥교회라는 곳이다.

90년의 세월을 지키고 있는 자랑스런 우리의 문화재이다.

 

천주교의 경우 선교의 역사가 올해로 226년이다.

당시의 상황이 녹녹하지가 않아서 엄청난 순교자가 나올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천주교의 경우 성지라고 불리는 곳이 참 많고

또 오래된 성당의 흔적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기독교의 경우 올해가 선교 126년을 맞는다.

천주교 박해의 태풍이 지나가고 선교가 시작되었기에 박해는 없었다.

천주교 덕분에 연착륙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그래서인지 우리에겐 성지라고 할 만한 곳이 많지가 않다.

그리고 세월이 얼마 되지 않아서 문화재라고 할만한 것도 몇군데 되지 않는다.

 

1964년에 두동교회가 새로운 교회를 짓기 위해 구본당을 헐어버렸더라면

북옥교회를 샀던 천주교인이 공장을 짓기 위해 교회를 헐어버렸거나

감리교회에서 교회를 개척하면서 교회를 헐어버렸더라면

아마도 우리는 기독교문화재를 만날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강경은 100년 전 조선의 3대 항구였고

그 덕분에 서양 문물이 빨리 들어왔고 기독교 역시 빨리 받아 들였던 곳이다.

시내에는 도시의 규모와 어울리지 않은 엄청나게 큰 규모를 자랑하는 교회들이 즐비하다. 

이리저리 걷는데 한 교회 앞에 플랭카드가 눈에 들어온다.

"한국 **교의 역사가 시작된 교회", "100년 된 교회"

그 교회 앞 마당의 표지석에는 언제 누가로 시작되는 장황한 설명이 있다.

하지만

멋지게 지어진 교회 어디에서도 100년의 흔적을 찾아볼 수는 없었다.

 

부산에도 세워진지 100년이 넘는 교회들이 몇곳있다.

하지만 그곳들 역시 100년의 흔적을 찾아보기는 힘든게 사실이다.

 

절에 가면 500년, 1,000년이 넘은 세월을 너무 쉽게 접할 수 있다.

천주교의 경우도 성당 마당에 들어서면 100년 이상의 세월을 접할 수 있는 곳이 여러 곳 있다.

 

김제 금산교회가

익산 두동교회가

강경 북옥교회가

헐리지 않고 100년을 채우고 200년을 채우고 300년을 채우고

그래서 사적이 되고, 보물이 되고, 또 국보로 지정될 수 있길 기도한다.

 

 

 

 

나바위성당

전북 익산군 망성면 화산리

사적318호

 

두동교회에서 강경으로 가다 전북과 충남의 경계지점에 화산성당이 있다.

우암 송시열 선생이 아름다운 산이라고 명명하여 화산성당이었다가

동일지명이 많아서 나바위성당으로 이름을 바꾸었으며 천주교의 대표성지 중 하나이다.

 

이곳은 1845년 10월 12일 밤 중국에서 사제품을 받은 김대건 신부가

페레올 주교, 다블뤼 신부와 함께 작은 배 한 척에 몸을 얹어 한국에 첫발을 디딘 곳이다.

김 신부는 그 해 1월 육로로 한 번 입국한 데 이어 두 번째이자 마지막으로 밟은 고국 땅이었다.

 

귀국한 지 1년 만에 관헌에게 붙잡혀 순교함으로써

비록 고국에서의 사목 활동은 짧은 기간이었지만

그의 총명함과 굳건한 신앙은 한국 천주교의 가장 든든한 초석이 되었다.

 

나바위 성당은 1897년에 설립됐으나 성당 건물은 1906년에 완공됐다.

1916년에는 목조벽을 벽돌조로 바꾸고 고딕식 벽돌조 종각을 증축했다.

한옥 목조건물에 기와를 얹은 성당은 특히 회랑으로 인하여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맛볼 수 있어 지방문화재(사적 제318호)로 지정돼 있다.

 

 

천주교에 대해선 잘 알지 못한다.

김대건 신부에 대해서도 우리나라 최초의 신부님 정도 밖에는 알지를 못했었다.

 

하지만 마카오에서 김대건 신부를 만난 이후로

이곳이 가고 싶어졌었다.

 

안타깝게도 성당 전체가 공사중이라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가 없었다.

역시나 다시 가봐야 할 리스트에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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