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산 여행/세계를간다_2011

2011_나는 달린다...고행기 15

이땅에 2011. 2. 15. 21:40

 

모기향을 피워 놔도 이곳의 모기들은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 모양이다.

몇 번을 자다깨다를 반복하며 불면의 밤을 보냈다.

일어나보니 온데 모기물린 상처들이다.

 

세마랑에서 호텔조하르라는 곳에 묵었는데

시티은행을 물었더니 상세하게 지도를 그려줘서 쉽게 찾아갔었다.

어제 저녁에는 족자간다고 하니깐

세마랑을 빠져나가는 지도를 역시나 상세하게 그려준다.

상당히 친절한 친구였다.

 

아침에 출발한다고 하니 모든 스텝들이 나와서 배웅을 해준다.

또 오라고하면서...

 

6:53, 출발

 

8:01, 10.0km

4km를 지나면서 오르막이 시작된다.

약 6km를 거의 걸어서 산 정상쯤에 도달한다.

더 이상 오르막이 없길 간절히 바란다.

 

차들은 무서운 속도로 달리며 엄청난 소음과 매연을 뿌리고 간다.

자전거 상태는 안 좋고 몸은 천근만근 무거워지는 것 같다.

 

8:25, 14.3km

내리막이 나올거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약간의 은근한 내리막이 나온 후로 계속 은근한 오르막이 이어진다.

아까 올라온 6km 급경사는 보상 받지 못할 것 같아보인다.

그나마 다행인건 어제 하루 쉬어서

손가락의 붓기도 빠지고 엉덩이도 덜 아프다는거다.

쉬지 않았다면 오늘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다...

 

8:55, 17.7km

이게 거의 세마랑을 빠져 나온 것 같다.

대도시는 이게 참 힘든 일이다.

길도 복잡하고 차들도 많고...

 

10:01, 26.7km

17km 이후로 내리막이 나오길래 좋아라 했는데 2km가 끝이었다.

또 다시 끝날 것 같지 않은 오르막이 계속된다.

 

쉴려고 앉았는데 역시나 사람들이 다가온다.

족자가냐고 묻는다.

발리에서 여기까지 자전거로 왔다고 했더니 다들 놀란다.

한명이 코레아냐고 한다.

여행 중에 날 코레아로 불러주는 사람은 처음이다.

박지성 팬이라며 뭐라고 여기말로 말하는데 못알아 듣겠다.

그 역시 영어는 짧다보니...

그래도 기분은 좋다.

 

11:00, 34.8km

드디어 내리막 같은 내리막을 발견했다.

바웬이라는 곳인데 솔로와 족자 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이다.

앉아서 잠시 고민한다.

솔로로 갈지 족자로 갈지...

지나고 생각해보니 솔로로 갔더라면 좀 덜 힘들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12:16, 46.7

바웬 갈림길 이후 내리막이 나와서 좋아라 했더니 그것도 아니었다.

바웬 시내를 빠져 나오자 또 다시 오르막이다.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한다.

한 고개 오르면 또 한 고개가 나온다.

이게 마지막이겠지 하고 올라서면 앞에 더 높은 고개가 보인다.

40km 이후로는 아예 내리막 같은 건 보이지도 않는다.

 

12:38, 47.9km

산세를 보니 거의 정상인 것 같아보이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일단 비를 피해 어느 집 처마 밑으로 들어간다.

700m 고지를 넘어섰는데 바람 맛이 다르다.

 

1:02, 48.7km

비가 그친 것 같아 또 한 고개를 넘는다.

그런데 이곳이 이제 비가 시작된다.

1km도 오지 않았는데...

또 다시 비를 피한다.

 

1:07, 49.3km 해발 767m

드디어 내리막이 시작된다.

 

2:13, 63.4km

고도가 조금씩 낮아져 간다.

계속 내리막만 있는건 아니고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며 조금씩 내려간다.

그래도 아까보다는 훨씬 쉽게 달리고 있다.

 

2:34, 70.3km

계속 은근한 내리막이 이어진다.

속도도 기가 막히게 잘나오고

그런데 또 비가 발목을 잡는다.

6km만 더 가면 되는데...

뭐 시간이 많으니 비를 피하고 천천히 가도 된다.

 

3:36, 76.7km

시내 도착

 

 

 

 

숙소를 구하려고 시내를 돈다.

몇군데 들렀는데 상태가 좋아 보이는 곳은 방이 없다.

처음 들렀던 곳으로 결정하고 짐을 푼다.

 

숙소 앞에서 미 아얌을 한 그릇 먹는다.

얼마전에 먹은 것보다 훨씬 맛있다.

가격도 착하고...

그리고 시내를 한 바퀴 돌아본다.

벌써 자전거로 한 바퀴 돌았기에 숙소 근처만 돌아본다.

 

음~

다봤어...

 

돌아오는 길에 인도마렛에 들러 물이랑 과자랑 콜라를 사고

숙소 앞에서 햄버거도 하나 산다.

이게 저녁이다.

그런데 양이 너무 작다.

결국 다시 나가서 도너츠 두 개를 사온다.

이걸 먹고 나니 포만감이 온다.

 

이렇게 하루가 간다.

 

 

 

 

 

 

이 사진의 저작권은 김효산에게 있습니다.

퍼가는 것을 막을수는 없지만

혹시 퍼가더라도 출처와 저작권에 관한 표기를 반드시 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