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산 여행/세계를간다_2011

2011_나는 달린다...고행기 09

이땅에 2011. 2. 14. 20:21

 

피곤한 하루였었는데 잠자리가 편하지 않았었다.

몇 번이나 자다깨다를 반복하다 아침을 맞았다.

 

시차가 1시간 있는데 그런데 알람시계를 고쳐놓지 않았었다.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시간을 7시에 맞춰놓고 잤는데 사실은 6시였던거다.

 

그 덕분에 일찍 출발할 수 있게 되었다.

 

 

 

6:37, 출발

 

7:22, 12.2km

이 지역은 발리섬보다 도로 사정이 좋질 못하다.

전형적인 동남아의 도로라고나 할까?

달리기에 무척 안좋은 도로다.

그래도 다행인건 발리보다 차들이 많지 않아 덜 위협적이라는거다.

 

7:52, 18.9km

14km를 지나면서 도로사정이 조금 좋아진다.

물론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하지만

빵과 콜라를 사서 아침을 대신한다.

 

 

8:36, 28.1km

우노레조라는 곳을 지나면서 산이 시작된다.

오르막은 정말 싫다.

높은 오르막은 에너지 소모가 너무 크기 때문에 경사가 급하면 자전거에서 내려 끌고간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길이라 그게 오히려 좋을 것 같아서 타고 가다 끌고 가다를 반복한다.

 

9:56, 40.1km

1시간 20분, 12km의 오르막이 끝이 난 것 같다.

아마도 절반 이상은 걸어 온 것 같다.

 

10:25, 50.2km

오르막은 12km였는데 내리막은 10km 밖에 되지 않는다.

왠지 손해 본 것 같다.

그래도 큰 산 하나를 넘었다.

앞으로 이런 산은 안만나기를 바라지만 그건 단지 내 생각일 뿐일거다...

 

11:16, 59.8km

평지로 내려오면서 계속해서 바람과 싸우고 있다.

계속해서 평지가 이어진다.

이런 평지라면 시속 25km 정도로 달릴 수 있는 길인데 시속 15km 정도 밖에는 달리질 못하고 있다.

 

12:17, 71.0km

오늘이 이슬람의 주일인 모양이다.

가는 곳마다 사원에서 예배소리가 들리고 지나는 사원마다 사람들이 한 가득이다.

마을을 지날때마다 들리는 예배소리...

하나 벗어났다 싶으면 다음 마을의 사원에서 또 들리고...

이슬람을 비하하려는 건 아니지만

예배를 드리면 조용히 드리지 왜 스피커로 온 동네방네 떠드는지...

 

12:56, 76.4km

이정표에 10km 남았다고 표시되어 있는데 체력이 바닥이다.

 

1:15, 76.5km

한참을 쉬다가 출발하려는데 속도계가 말을 안듣는다.

건전지가 다된 모양이다.

배낭을 내려서 건전지를 교체하고 다시 출발한다.

 

1:37, 80.5km

슈퍼에 들러 물을 한 통 사서 나오는데 동네 청년들이 모여든다.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관심을 보인다.

자전거도 만져보고 이것저것 물어본다.

솔직히 이런 관심이 조금은 부담스럽다.

 

2:10, 86.1km

이제 다왔다. 조금만 힘내자

 

 

 

 

 

 

2:20, 86.9km

시투본도에 도착했다.

다행스럽게 첫번째 숙소가 마음에 들어 짐을 내려 놓는다.

산 하나 넘고 바람과 맞서다보니

그저께 100km 달린 날보다 오늘이 더 힘든 하루였다.

 

샤워를 하고 밖으로 나온다.

작지만 조용한 도시다.

 

우선 미아얌 한그릇을 먹고

동네를 돌아본다.

피곤하지만 않다면 여기저기 다녀볼텐데 마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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