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산 여행/세계를간다_2010

2010_悠悠自適 旅行記_13

이땅에 2010. 10. 26. 20:36

 

새벽녘에 비소리에 잠을 깼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눈을 뜨니 제법 많은 비가 내리고 있다.

순간 하루 더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잠시 주섬주섬 짐을 챙긴다.

숙소를 나서면서 이런 것도 여행자만이 누리는 낭만이야라며 스스로 위로하며 길을 걷는다.

 

숙소 앞 길에서 툭툭기사가 날 잡는다.

북부터미널 간다고하니 5만을 부른다.

대답도 않고 지나치자 바로 2만으로 내려부른다.

 

길을 모르는 것도 아니고 어차피 탈 생각도 없고 시간도 많고 걷는다...

 

6시55분에 숙소를 나서 터미널에 7시40분에 도착했다. 예상대로 45분이 걸렸다.

터미널에 도착하니 빗줄기가 굵어진다.

 

 

 

 

 

짐을 차에 싣고 티켓을 끊고 물을 하나 사서 버스에 오른다.

8시밖에 안됐는데도 사람들이 버스 한가득이다.

출발하려면 아직 한 시간이나 남았지만 미리 자리를 잡아 놓지 않으면 통로에 앉아가야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우리 시스템에선 이해가 안되는거지만 이들의 방식이니 따를 수 밖에 없는 일이다.

 

 

세시간여를 달려 휴게소(?)가 있는 빡몽에 도착한다.

물론 진짜 휴게소가 있는건 아니고 도로변의 식당앞이다.

들여다보니 먹을만한건 없다.

옆가게를 가봐도 마찬가지다.

과자 하나를 샀는데 하나를 먹는순간...

반도 못먹었다...

 

 

 

 

 

 

 

 

 

 

 

빡몽을 출발해서 한시간 정도 달렸을까? 차가 멈춰선다.

우리차 앞에도 엄청 많은 차들이 서있다.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내리기에 따라 내려 앞으로 가보니

산사태가 나있고 큰 트럭하나가 도로옆에 빠져있다.

중장비가 치우고는 있는데 언제 치워질지는 모른다.

그냥 기다리는수 밖에는 없다.

 

한 시간 정도 기다리자 버스가 움직인다.

빈차만 움직이고 사람들은 걷는다.

남자들은 차를 밀어야한다...

 

그렇게 거의 두시간만에 사고현장을 빠져 나온다.

 

 

5시간 걸린다던 버스는 7시간 가까이 걸려 우돔싸이에 도착했다.

내일 아침에 바로 이동할거라 터미널에서 가장 가까운 곳을 찾는다.

싱싱게스트하우스

 

들어서니 아줌마가 계산기로 30,000을 찍고 또 40,000을 찍는다.

40,000을 가르켰더니 방을 보여준다.

말은 한마디도 안한다...

 

가격 말고는 마음에 드는 구석이 없지만 하루만 자는거라 짐을 푼다.

 

누군가의 글에서 로보트 같은 아줌마가 있을거라고 했는데

로보트같은 아줌마가 아니라 그냥 로보트였다...

   

 

 

 

우돔싸이는 이 나라에서는 제법 큰 도시지만 작은 동네다.

다른 곳과 다른 점은 중국냄새가 아주 많이 난다는거다.

간판도 한자가 많고 중국말도 많이 들린다.

물론 얼른 들으면 라오스말인지 중국말인지 구분이 잘 안되지만 중국말이 좀 더 시끄럽기에 알 수 있다.

 

한가지 중국인과 라오스인의 차이도 느껴지는데

중국 사람들은 표정이 어둡고 불친절하지만

라오스 사람들은 항상 웃고 매우 친절하다.

싱싱GH도 주인이 중국 사람인데 인사할 줄 모른다.

저녁 먹으러 갔던 식당도 그랬고...

라오인들은 그러지 않은데 말이다.

 

시내를 걷다가 시장이 있어 들어갔는데

시장 입구에 동네분위기와는 다르게 예쁜케잌을 파는 곳이 있어서

작은 케잌 두 조각을 골랐다...5천낍이란다...

근데 그걸 먹으려고 뜯다가 하나를 흘려버렸다... 이런~~~

하루 종일 먹은거라고 아침에 마신 커피와 중간에 휴게소에서 유통기한 지난 것으로 추정되는 비스켓이 전부인데...

 

 

그냥 하나만 먹고 걷는데 시끄러운 음악소리가 나서 발길을 옮긴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밴드 불러 놓고 춤을 추고 있다.

동영상을 찍고 있는데 아저씨들이 나를 끌고 간다.

그러고는 다짜고짜 맥주를 권한다.

거부할 틈도 없이 그걸 마셔야 했다.

역시 라오비어는 맛있어라는 생각을 할 겨를도 없이 두번째 잔이 넘어온다.

영문도 모르고 그걸 받았다.

뭐라고는 하는데 시끄러워서 들리지도 않고 얼떨결에 또 마신다.

반쯤 마시고 있는데 다른 아저씨가 세 번째 잔을 준비 중이다.

 

저걸 마시면 난 죽는다.

두 번째 잔을 얼른 비우고 고맙다고 소리치고는 도망을 쳤다.

무슨 개업식 같은데 알 수는 없고...

근데 우리나라 사람들이랑 노래하고 춤추고 하는게 너무 비슷하고 또 정도 비슷해서 좋다.

 

볼 것도 없고 비도오고해서 돌아오면서 중국식당에 들렀다.

계란 볶음밥이 있길래 시켰는데 정말 이상한 풀하고 계란만 들어있다. 뭐가 이래...

 

이렇게 하루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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