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3시쯤 되었나?
배가 아파서 잠이 깼다.
잠결에 작년 여름 가나에서의 일이 생각나 얼른 일어나 화장실로 향했다.
그리고는 다시 잠이 들었는데 가나에서의 악몽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7시경에 다시 눈을 떴는데 밖에는 계속 비가 내리고 있다.
아~ 이러면 안되는데...
잠이나 자자...
그리고 다시 눈을 뜬건 9시반경이 되어서였다.
여전히 비는 내리고
날씨가 왜 이런지...
루앙프라방부터 이러더니 북부지방은 우기가 아니라 그냥 장마라고 하는게 맞을 것 같다.
딱히 할 일도 없고 이 날씨에 오토바이를 타는건 무리고
무작정 밖으로 나온다.
그런데 발이 아프다 양쪽 엄지발가락이 까져 있다.
새신발도 아닌데 이건 무슨 일인지...
숙소로 돌아와 밴드하나씩 붙이고 다시 나선다.
그새 비는 잦아들고 곧 그칠 것도 같다.
시장을 걷는데 우리 열무김치랑 똑같은 것을 발견했다.
팍치향이 약간 나긴 하지만 맛도 거의 비슷하다.
시장을 한바퀴 도는데 비가 그친다.
오토바이를 탈 수 있을 것 같다.
바나나 레스토랑에 가서 볶음밥을 한그릇 먹고
숙소로 돌아와 오토바이를 빌린다.
좀 좋아보이는 녀석은 7만낍
그 다음은 5만, 4만, 3만짜리가 있다.
3만짜리가 낙점을 받는다...
대충 설명을 듣고
옛날 기억을 더듬어 도로로 나선다.
고3때 오토바이 사고를 경험한 후 쳐다도 보지 않았었는데
애들도 타고 다니는 오토바이를 언젠가 한번 타봐야겠다라고 생각하다
여기와서 타게 되었다...
주유소에 들러 기름을 넣어야 하는데 뚜껑이 안열린다.
분명 설명을 들었지만 기억이 안난다.
주유소 알바가 뚜껑을 열어주고 기름을 채워준다.
자 달려보자...
계획은 60km 떨어진 므앙씽이었다.
그런데 10km 정도 달리고 나니 자신이 없어졌다.
그래서 과감하게 되돌아섰다.
그리고는 루앙남타를 중심으로 각각 네 방향으로 10km정도씩만 다녀오기로 하고 달린다.
방비엥에서의 경험과 마찬가지로 싼데는 이유가 있는거였다.
3만낍짜리 오토바이 딱 그거였다.
최고속도는 60km를 넘길 수가 없었고 소음도 심했다.
하지만 어찌하겠는가 그냥 타는거지 뭐...
기름을 한번 더 넣었는데
연비가 리터당 20-25km 정도라고 하는데 아무리 달려도 기름이 줄어들지 않는다.
참 이상한 오토바이다.
그렇게 5시간 가량을 돌아다녔다.
기름이 떨어질때까지 달려도 되는데 힘들어서 그냥 포기하기로 했다.
숙소로 돌아와 오토바이를 반납하는데
2층 테라스에 긴머리의 동양아가씨가 앉아있다.
서양인 밖에 없었는데 웬 동양인이야...라고 생각하는데
한OO 선수다...
문자로 계속 연락을 주고 받고 있었는데 드디어 여기서 만나게 되었다.
중국가서 고생 심하게 하고 온 모양이다.
그러게 여행은 사람 사는데로 가야지...
왜 사람 아닌 것들 사는데로 가서 고생을 사서하는지...
한참을 수다를 떨다가 저녁을 먹으러 야시장에 갔는데
방비엥에서부터 계속 만나고 있는 대구총각이 다리에 반창고를 바르고 앉아 비어라오를 마시고 있다.
오토바이 사고나서 40만낍 물어주었단다...
이런... 무슨 이런일이...
그래도 많이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다.
역시나 수다는 이어진다.
그렇게 오랜만에 한국말이 넘치는 하루를 마무리한다.
이 사진의 저작권은 김효산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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