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에 눈을 떴다.
밤새 별일 없이 잘 잔 것 같지만 몸은 무겁다.
에어컨이 구식이라 그런지 방은 눅눅하고 그 때문에 몸이 무거운 것 같다.
샤워를 대충하고 숙소를 나선다.
터미널에 도착하니 8시다.
난으로 가는 버스는 9시5분에 있단다.
치앙마이에서 7시15분에 출발하는 2등버스다.
차라리 다행이다.
1등버스보다 저렴하게 거의 반값으로 움직일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시간도 남고해서 터미널 앞에 있는 식당에 들러 팟카파오를 시킨다.
팟카파오의 놀랍게 매운 맛에 한번 놀라고 25밧이라는 가격에 또 한번 놀란다.
시간이 되서 버스는 출발하고
중간중간 정차도 하고 휴게소 같은데 들리기도 하고
그렇게 4시간 가량이 걸려 2시에 난에 도착했다.
아침에 출발할 때는 구름이 잔뜩이었는데
이곳의 하늘은 장난 아니게 화창하다. 물론 덥기도 하고....
터미널에서 지도를 한 장 얻었는데 태국어다...
영어 지도는 없단다.
대충 감으로 찾아 나선다.
중간쯤에 관광청이 있어서 영어 지도 하나를 얻고 생각했던 호텔을 향해 간다.
그런데 그 호텔 공사중이다.
지도에서 하나를 선택해서 찾아간다.
대충 호텔 앞인 것 같은데 입구에 태국어로 된 간판만 있다.
350이란다.
방도 무지 깨끗하다.
단 5층이다.
2-3층은 400, 4-5층은 350
뭐 이정도면 훌륭한거다.
짐을 내려놓고 밖으로 나선다.
사원 하나를 들러 구경하고 이곳저곳을 서성댄다.
아침부터 몸이 무겁더니 많이 피곤하다.
정신은 몽롱해지는 것 같고
길까지 잃어 헤맨다.
어디가 어딘지도 잘모르겠다.
난은 역시나 외국인이 찾는 곳은 아닌 모양이다.
오후 내내 서양인 한명을 본게 전부다.
영어도 안통하고
영어 안통해 고생하는 이상한 경험을 하고 있다.
몇일 머물면 좋을 곳 같긴한데
가는 곳마다 개가 덤벼대는 통에 정이 뚝 떨어지는 곳이다.
누군가의 여행기에서처럼 느닷없이 나타난 개가 물듯이 으러렁 댄다.
한번은 도로로 도망치고 한번은 옆 가게로 도망치고
모양 빠지게 이게 뭔짓인지...
자기 영역을 확실히 지키는 놈들이다.
다른 도시의 개들은 참 양반이다.
라오스의 개들이 생각난다...
왓 프라삿 카오노이 가는 길에 터미널 근처의 식당에서 팟카파오를 먹었다.
역시 오늘도 두 번 놀랐다.
엄청나게 매운 맛과 20밧 밖에 안하는 가격에...
시내에서 4km, 터미널에서 2km에 위치한 프라삿 카오노이에 올랐다.
난생 처음 만나는 엄청난 계단을 올랐다.
좀전에 먹은 팟카파오의 매운 기운이 올라오며 땀이 비오듯 쏟아진다.
그래도 무사히 정상에 오르니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관광객 하나 없는 조용한 사원을 혼자서 즐긴다.
내려오는 길에 산 밑에서 대나무 하나를 주웠다.
이것만 있으면 무서울게 없다.
역시나 개들의 눈빛이 심상치가 않다.
짖어댄다.
하지만 무섭지가 않다.
무기가 있으니 말이다.
한참을 들고 다녔는데
덕분에 2-3번 정도 개들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방어하긴 했는데
모냥이 좀 빠지더라...
그래서 아쉽긴 하지만 버렸다.
다행히 그 후로는 공격을 받은 적이 없었지만...
사원 몇군데를 돌아보고 커피 한잔 하며 그늘에서 시간을 보낸다.
바람도 솔솔 불고 여긴 다른 도시에 비해 그렇게 덥지도 않고 좋은 것 같다.
개들의 공격만 없다면 몇일 머무르고 싶은 곳이다.
또 다른 사원을 보기 위해 걷다가 길을 잃었다.
작은 도시라 쉽게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다.
어제도 길을 잃고 잠시 헤맸는데
오늘 또 같은 일이 일어났다.
여행 다니면서 이런 적이 거의 없었고
지도 없이 육감대로 움직여도 대부분 맞았었고
길을 물어보는 일도 잘없는 편인데
지도 보고 걷는데도 길을 잃은 것이다.
게다가 전화기의 데이터도 다 날아가 버리고,
컴퓨터 마우스도 말을 안 듣고...
이상한 날이다.
어쩌면 난이 마법을 걸어온건지도 모르겠다.
한참을 헤매다 길을 찾았는데 버스터미널 근처다.
아마 지도를 잘못보고 거꾸로 간듯하다.
숙소로 돌아와 샤워를 하고 쉰다.
뭔가 꼬일 때는 이게 제일 좋은 방법이다.
한참을 그렇게 쉬었다.
출출하기도 하고 해서 밖으로 나선다.
식당에 들러 팟카파오 되냐니깐 안된단다.
참 묘한 음식이다.
매운거 싫어하는데도 그게 땡기니 말이다.
내일 아침에 먹기로 하고 카우무껍을 시켜 먹고는
근처에 있는 커피숍에 들어간다.
와이파이 되냐니깐 된단다.
아이스커피 한잔 시켜 놓고
메일 체크하고
주소록 다운받고
그러고 있는데 문닫는단다...헐
6시밖에 안됐는데...
알바생 퇴근이란다. 그참
그래도 주인아줌마가 더 하란다...
자기는 안간다고...
대충 정리하고 야시장에 걸음을 옮긴다.
어제도 느낀거지만 사진을 찍는데 사람들이 너무 쳐다본다는거다.
보통은 찍히는 사람만 보는편인데 여기선 주변사람들이 다 쳐다본다.
그러면서 자기들끼리 뭐라고 한다.
오히려 내가 사진 찍히는 그런 입장이 되버린 것 같아 참 묘하다.
9시가 넘어서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낮에 비가 잠깐 오는듯하더니 제법 많은 비가 내린다.
이 사진의 저작권은 김효산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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